파이프라인

지금까지 자연어 처리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실습 예제들을 다루었습니다. 이제 이러한 자연어 처리 알고리즘들이 어떻게 실제 필드에서 결합해 적용되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구글이나 MS 등의 기업들은 자신들이 적용한 자연어 처리(기계번역) 시스템에 관한 아주 상세한 논문을 앞다투어 공개하여 자신들의 기술력을 자랑합니다. 그 외에도 많은 기업이 실제로 자신들의 상용화 경험을 토대로 성과를 자랑하는 논문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중에서도 딥러닝 자연어 처리 분야의 가장 성공적인 상용화 분야인 신경망 기계번역의 상용화 사례를 살펴봅니다. 기계번역 부문에서는 2014년 seq2seq 등장으로 인한 큰 충격 이후부터 수많은 응용 방법이 쏟아져 나왔고, 어느 정도 표준적인 방법 A to Z가 정립되어 가는 시점입니다.

사실 요즘처럼 새로운 기술에 대한 논문이나 소스 코드 공개가 당연시되는 시대에는 각 기계번역 시스템의 알고리즘 수준의 편차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누가 최신 기술을 구현했는지보다는 상용화에 대한 경험과 연륜, 데이터의 양과 품질(정제 이슈)에 따라 성능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항상 명심하고 기초에 충실해야 합니다.

다음은 현재 대표적인 기계번역 시스템의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는 간단한 샘플 문장입니다 (2018년 4월 기준).

원문

차를 마시러 공원에 가던 차 안에서 나는 그녀에게 차였다.

Google

I was kicking her in the car that went to the park for tea.

Microsoft

I was a car to her, in the car I had a car and went to the park.

Naver

I got dumped by her on the way to the park for tea.

Kakao

I was in the car going to the park for tea and I was in her car.

SK

I got dumped by her in the car that was going to the park for a cup of tea.

이처럼 문장 구조는 쉬우나 중의성 측면에서 난도가 높은 어려운 문장에 관해서는 어찌 보면 갈 길이 멀기도 합니다. 현 시점에서는 특정 업체나 개인이 이러한 어려운 문제에 관해 한 단계 더 높은 기술력을 가졌다고 보기는 아직 어려우며, 기술의 수준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계번역을 위한 파이프라인

이번 절에서는 실제 기계번역 시스템을 구축하는 절차와 시스템 파이프라인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살펴봅니다. 이 과정들은 대부분 기계번역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자연어 처리 문제 전반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구글 등이 발표한 논문을 통해 그들의 상용 번역 시스템의 실제 구성을 살펴보겠습니다.

통상적으로 번역시스템을 구축하면 다음과 같은 흐름을 가집니다.

준비과정

  1. 코퍼스 수집

    • 병렬 코퍼스(parallel corpus)를 다양한 소스에서 수집합니다. 기계번역 경진대회인 WMT에서 공개한 번역 시스템 평가용 데이터셋은 물론, 뉴스 기사나 드라마/영화 자막, 위키피디아 등을 수집하여 번역 시스템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정제

    • 수집된 데이터는 정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정제 과정에는 양 언어의 말뭉치에 대해 문장 단위로 정렬해주는 작업부터, 특수 문자 등의 노이즈를 제거해주는 작업도 포함됩니다.

  3. 분절

    • 각 언어별 형태소 분석기(POS tagger) 또는 분절기(tokenizer, segmenter)를 사용해 띄어쓰기를 정제합니다. 영어는 대소문자에 대한 정제 이슈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어는 그 특징상 인터넷에 공개된 코퍼스들은 띄어쓰기가 제멋대로일 수 있습니다.

    • 한국어의 경우에는 Mecab, KoNLPy과 같은 공개된 형태소 분석기가 있습니다.

    • 띄어쓰기가 정제 된 이후에는 Subword 또는 WordPiece와 같은 공개되어 있는 툴을 사용하여 Byte Pair Encoding(BPE)를 수행 합니다. 이를 통해 추가적인 분절을 수행하고 어휘 목록을 구성합니다. 이때 BPE 분절을 위해 학습한 분절 모델은 추후 사용을 위해 잘 보관해야 합니다.

  4. 미니배치 구성

    • 전처리 작업이 끝난 코퍼스에 딥러닝 훈련을 시작하려면 미니배치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 여기서 중요한 점은 미니배치 내 문장들의 길이를 최대한 같도록 통일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문장 길이가 달라져 발생하는 훈련 시간의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 예를 들어 미니배치 내에서 5단어짜리 문장과 70단어짜리 문장이 공존할 경우, 5단어짜리 문장에는 불필요하게 65 time-step을 더 진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5단어와 비슷한 길이의 문장끼리 모아 미니배치를 구성하면 해당 미니배치는 훈련 시간을 훨씬 줄일 수 있습니다.

    • 실제 훈련할 때는 이렇게 구성된 미니배치들의 순서를 임의로 섞어 훈련합니다.

  5. 훈련

    • 준비된 데이터셋을 사용해 seq2seq 모델을 훈련합니다. 데이터 양에 따라 한 개의 GPU를 사용해 훈련 할 수도 있고, 여러 개의 GPU를 병렬 사용해 훈련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습니다.

  6. 추론

    • 성능 평가(evaluation)를 위한 추론을 수행합니다. 이때 사전에 잘 준비된 테스트셋을 사용해 추론을 수행합니다.

    • 테스트셋이 너무 쉽거나 어려운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다면 정확한 평가가 어려울 것입니다.

    • 풀고자 하는 문제에 따라 여러 도메인에 대해 각각 테스트셋을 만들고, 각 도메인의 모델 및 알고리즘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7. 분절 복원

    • 추론 과정이 끝나도 분절이 되어 있어 실제 사람이 실제 사용하는 문장 구성과는 아직 형태가 다릅니다. 따라서 분절을 복원하는 작업(detokenization)을 수행하면 실제 사용되는 문장의 형태로 반환됩니다.

  8. 성능 평가

    • 이렇게 얻어진 문장에 대해 정량 평가를 수행합니다. 기계번역용 정량 평가 방법으로는 BLEU가 있습니다. 비교대상의 BLEU 점수와 비교하여 어느 모델이 더 우월한지 알 수 있습니다.

    • 정량 평가에서 기존 대비 또는 경쟁사 대비 더 우월한 성능을 갖추었음을 알게 되면, 정성 평가를 수행합니다. 번역의 경우에는 사람이 직접 비교 대상들의 결과들과 비교하여 어느 모델이 우월한지 평가합니다.

    •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 모두 성능이 개선되었음을 알게 되면 이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1. API 호출 or 사용자로부터의 입력

    • 대부분 서비스별 API 서버를 만들어 실제 프론트엔드(front-end)에서 API 호출을 받아 프로세스를 시작합니다.

    • 서비스의 스케일(scale)에 따라 로드 밸런서(load-balancer) 등을 두어 부하를 적절히 분배하기도 합니다.

    • 서비스의 형태나 성격에 따라서 실제 모델 추론을 수행하지 않고, 정해진 응답을 반환하기도 합니다.

  2. 분절

    • 추론을 위해 실제 모델에 훈련된 데이터셋과 동일한 형태로 분절(tokenization)합니다.

    • 중요한 점은 (BPE의 경우) 훈련할 때와 똑같은 툴과 모델을 사용해 분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3. 추론

    • 정량/정성 평가를 통해 성능이 입증된 모델을 사용해 추론합니다.

    • 수행 속도에 대한 최적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번역을 예로 들면, 한 개의 문장씩 실시간 번역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수십만 개 이상의 문장에 대한 번역의 요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수의 문장에 대해 서는 병렬 연산을 수행하여 처리 속도를 높이고, 하나의 문장에 대해서도 빠르게 동작하도록 최적화가 필요 합니다.

  4. 분절 복원

    • 사람이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분절을 다시 복원하는 작업을 수행합니다.

  5. API 결과 반환하기 또는 사용자에게 결과 반환하기

    • 최종 결과물을 API 서버에서 반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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